중동 전쟁 여파로 일본 목욕탕 운영 어려워…“물이 아깝다”는 안내문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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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의 불안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이 일본 서민의 일상적인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보일러 연료로 사용되는 중유 가격의 급등은 대중 목욕탕 ‘센토’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소는 물 사용 절제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게시하기에 이르렀으며, 수십 년 간 운영해 온 목욕탕들마저 폐업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

교토의 한 대중목욕탕은 최근 고객들에게 물 절약을 권장하는 안내문을 붙였다. 고객들에게 샤워기를 장시간 틀어두거나 욕조 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다. 해당 업주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그동안은 물 사용에 대해 크게 제한하지 않았지만 최근의 연료비 부담을 고려해 안내문을 부착하게 되었다”며 “작은 절약이 목욕탕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유 가격은 한 달 새 급격히 상승했다. 일본의 일부 지역에서는 리터당 100엔 정도였던 가격이 130엔까지 오르며 약 30%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는 연간 연료비 부담을 수십만 엔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연료비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영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결국 경영 어려움에 직면한 오래된 목욕탕들이 폐업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1968년에 설립되어 58년간 운영해온 아오모리시의 ‘가츠라기 온천’은 매주 치솟는 중유 가격과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5월 31일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러한 소식은 지역 주민들에게 큰 충격과 아쉬움을 안기고 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6%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시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익이 전체 수입의 4%에 불과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중동 갈등은 일본 에너지 공급망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비축유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완화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민간 비축유 15일분을 방출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정부 비축유 30일분도 추가 공급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불안정성과 목욕탕 업계의 어려움, 그리고 일본 정부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이는 향후 일본의 에너지 정책과 서민 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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