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기초연금 제도가 중산층 노인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어 재정 부담과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월 468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어, 기초연금이 본래의 취지인 노후 빈곤층 보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6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단독가구 247만원, 부부가구 395만2000원으로 각각 8.3% 인상된다. 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급되지만, 노인의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 상승하면서 이 기준이 사실상 중위소득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단독가구의 선정 기준액은 기준 중위소득의 96%에 해당한다.
문제는 소득 인정을 위한 공제 제도가 적용되면서 실제로 수급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이 468만8000원에 이르는 독거노인도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다. 맞벌이 노인 부부의 경우 연봉이 9500만원에 달할 경우에도 기초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노후 빈곤층 보호라는 기초연금의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기초연금의 예산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예산은 2014년 5조원에서 올해 23조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기초연금은 전액 세금으로 충당되므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가 재정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더욱이, 기초연금의 확대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데이터도 나타났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처분 가능 소득 기준으로 2022년 상대적 빈곤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에 기초연금이 불평등 완화 장치로 기능했으나, 이제는 부유한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수령함으로써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조정하지 않으면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정책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급 기준을 현행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50%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의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노인 유권자의 표심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제도 개편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관련 제도 개편 논의를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 향후 기초연금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주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