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암살된 사건은 미국을 넘어 유럽 및 전 세계 여러 지방에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런던, 베를린, 마드리드, 로마 등 여러 도시에서 커크를 추모하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비록 커크가 정치적 직책을 가진 인물은 아니지만, 그의 죽음은 많은 유럽 지도자들에 의해 애도되며 반응을 촉발하고 있다.
특히 이날 런던에서 열린 극우 집회에서는 커크의 사진이 등장하며 그에 대한 존경과 함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는 커크의 암살을 “끔찍한 살인”이라고 묘사하며 이 사건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믿는 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또한 커크의 사망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한 젊은 가족이 아버지를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을 전했다. 프랑스 외무부에서도 커크를 추모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럽의 민족주의적 우파 지도자들은 커크의 죽음을 좌파 세력을 비난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는 커크의 죽음을 “신앙과 자유의 진정한 수호자를 잃었다”라고 표현하며 좌파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았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좌파의 비인간적인 수사와 불관용을 질타하고 나섰다.
한편, 유럽의회에서는 커크를 기리기 위한 묵념 요청이 있었으나, 절차적 이유로 거부됐다. 일부 의원들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비교하며 왜 커크를 기리지 않느냐는 반발을 보였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보수 단체가 추모 집회를 열어 커크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분노가 확산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건을 통해 “포퓰리즘의 국제적 수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며, 커크가 미국 내 우익 활동가로서의 역할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포퓰리즘 의제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정치 세력 간 협력이 엘리트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풀뿌리 지지자들 간의 직접적인 소통과 연대가 활발해졌다.
커크는 미국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 반세계화, 민족주의 의제를 전파하며 유럽의 포퓰리즘 세력과 이념적으로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 워싱턴포스트도 커크가 미국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포퓰리즘 세력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에는 영국을 방문해 정치 지도자 및 학생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사망 며칠 전에는 한국과 일본에서도 우파 성향 정치 단체들과의 회의를 가지며 활발히 활동하였다. 폴리티코는 커크가 미국·유럽 우파 진영에서 ‘순교자’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의 죽음이 전 세계 포퓰리즘 세력의 이념적, 정서적 유대를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