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직후, 관련 투기성 암호화폐가 대거 등장하며 시장의 혼탁함이 더욱 심해졌다. 커크의 사건이 발생한 9월 10일, 단 13시간 만에 최소 다섯 개의 커크 관련 암호화폐가 출시됐고, 이들 중 일부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과 거래량을 기록했다.
특히, 솔라나 네트워크에서 익명의 개발자가 발행한 ‘CHARLIE’ 토큰은 출시 후 몇 시간 만에 약 21억 원(299,426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자산 신뢰성의 기준으로 알려진 덱스크리너(DexScreener)의 데이터에 따르면, ‘Charlie Cartman’이라는 토큰은 출시 직후 23,000건 이상의 거래로 인해 약 1,041억 원(74.9백만 달러)의 시가총액에 도달했으며, 같은 기간 이 토큰의 거래량은 약 33억 원(2.4백만 달러)에 달했다.
이어 출시된 ‘Justice for Charlie(KIRK)’는 13시간 만에 114,000건 이상의 거래를 기록하며 약 172억 원(12.4백만 달러)의 시가총액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RIP CHARLIE KIRK’라는 토큰도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약 391억 원(28.1백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일부 토큰은 단기간에 최대 85% 폭락했다가도 하루 만에 2,260% 상승하는 극단적인 가격 변동을 겪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사망 소식과 관련해 발행된 코인들이 ‘펌핑 앤 덤핑(pump-and-dump)’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X)의 의견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다른 밈코인을 소진한 뒤 ‘Justice for Charlie’로 몰려가고 있다”라는 언급은 현재의 시장 상황을 잘 드러낸다. 한편, 우크라이나 난민 이리나 자루츠카의 사망 사건 이후 출시된 ‘IRYNA’ 토큰도 잠시 340원($0.25)에 도달했으나, 현재는 약 0.08원($0.000055)으로 급락한 상태이다.
대부분의 테마성 암호화폐들은 실질적인 사용 사례가 부족한 반면, 시장 생태계에서의 반복적인 ‘펌핑 앤 덤핑’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비극적 사건의 진정성을 모욕하는 한편, 그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큰 손실 위험을 안길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정치적인 파장을 예고하며, 미국 사회에 심각한 상처를 남기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의 윤리적 기준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필요하다. 커크의 이름을 딴 토큰들이 가진 의미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이러한 코인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경향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