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현재 확진자는 928명, 사망자는 10명에 달하며, 이는 지난 5월의 450건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전체 감염자 수인 636명을 훌쩍 초과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인근 국가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에서도 A형 간염 발생이 예상보다 높다는 보고와 함께 엮여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이 네 나라에서 기록된 A형 간염 사례는 총 2,097건에 달한다.
이번 A형 간염 확산은 주로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노숙인이나 약물 사용자, 위생 상태가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는 이들이 주요 감염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체코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과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권장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예방의 기본은 철저한 위생이며, 백신도 반드시 이용할 수 있다”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이나 물에 의해 전파된다.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이나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통해서도 쉽게 퍼질 수 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A형 간염에 감염되면 염증이 발생하여 해독 기능이 떨어지고,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황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증상으로는 피로감, 메스꺼움, 복통, 발열, 식욕 감소 등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이 짙어지거나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간 기능이 완전히 정지되는 치명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간호사로 활동 중인 제리 비얼스는 “많은 여행객들이 유럽의 고소득 국가에서 예방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고 잘못 알고 있다”며 “하지만 프라하와 같은 관광지에서는 현재 A형 간염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예외”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행하기 몇 주 전 1차 접종을 받으면 강한 예방 효과를 얻고, 6개월 후 2차 접종을 완료하면 평생 면역력이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 외에도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와 식사 전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필수적이다. 생야채, 껍질째 먹는 과일, 얼음, 익히지 않은 해산물 등은 피해야 하며, 또한 길거리 음식도 조리 환경이 청결하지 않다면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최근 A형 간염 환자와의 접촉이 있었거나 간 질환, 출혈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백신 접종이 꼭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