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매수 리포트’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출범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2700선을 오르내렸으나,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리스크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주목받았다.
특히 올 1분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조선 및 방산 섹터에서 우수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투자 의견 매수 리포트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최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발행된 국내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는 총 649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66개에 비해 12.63% 증가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는 100개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개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매도 의견으로 해석되는 ‘중립(보유·홀드 포함) 리포트’는 소폭 증가해 지난해 461개에서 올해 468개로 집계되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매도 의견 리포트가 연간 10개 정도 발행되기 때문에 대체로 중립 의견은 매도 의견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매수 리포트의 증가와 달리 중립 의견의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증권가에서는 일반적으로 향후 12개월간의 목표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현 주가 기준으로 목표수익률이 15% 이상일 경우 매수 의견을 내고 있으며, 반대로 마이너스 15% 이하일 경우 매도 의견을 향하게 된다. 현재 코스피는 지난해 2420에서 2770 사이에서 움직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2280~2680 사이에 묶여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는 매수 의견 리포트의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속출하면서 상장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어, 이 또한 증권사의 매수 권고에 힘을 보탰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157.8% 증가했으며, 조선 업계의 주요 기업들 또한 컨센서스를 50% 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방산 분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060%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일반적인 1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자체가 지난해보다 개선되어 매수 리포트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다수 상장사의 주가가 낮아지면서 바이콜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의 중립 리포트는 주로 업황 우려가 큰 2차전지주와 게임주에 집중되었다. 2차전지 섹터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 정체로 인해 악화되었고, 게임 산업도 소비 심리 둔화와 중국산 게임의 공세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2차전지 기업들과 관련 소재 업체들은 중립 리포트가 5개 이상 발표된 종목에 포함되었다.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게임즈가 올해 세 번째 매도 리포트를 받았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같은 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