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유상증자는 국내 비철금속 1위 기업인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고려아연의 주주 구조는 MBK와 영풍 연합이 38.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 회장과 그의 우호 지분이 35.45%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7.83%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은 기타 주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떨어뜨리는 대신 고려아연을 국민기업 모델, 즉 KT와 포스코와 같은 ‘주인 없는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국내 재벌가문 중에서는 이례적인 행위로, 과거 경제 위기 시기에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의 전례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최 회장은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방어 전략으로, 유상증자가 성공할 경우 훨씬 더 많은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계획의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이중 5000억원은 직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사주로 조달될 예정이다. 일반 공모 방식으로 나머지 2조원도 모집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은 직접 참여할 수 없지만, MBK와 영풍 측은 일반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열려 있다. 하지만 모든 참여자는 청약 물량에 제한이 있어, MBK와 영풍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은 제한적이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고려아연의 지분 구조는 MBK·영풍 연합은 35.56%, 최 회장과 그의 지지 세력은 32.77%, 국민연금은 7.24%, 기타 주주가 24.4%로 조정된다. 이러한 변화는 최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에도 불구하고 기타 주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MBK와 영풍 측은 반발하며 법적 공방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들은 최 회장의 유상증자 결정이 적대적 공개매수에 대한 배임이라고 주장하며, 이 결정이 기업 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번 사안의 검토를 시작했으며, 결과적으로 당국과 법원의 판단이 최 회장의 유상증자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유상증자가 저렴한 가격에 진행되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이는 국내 기업사에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