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대에도 결제 플랫폼으로서의 위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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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전통적인 결제 산업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은 기존의 결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해 당분간은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전망은 여신금융협회가 개최한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 포럼에서 논의되었다.

포럼에서 비자코리아의 유창우 전무는 해외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결제망과 가맹점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카드사의 기반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낮은 거래비용, 빠른 처리 속도, 자동화 기술 등도 매력적이지만,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이 제공하는 범용성과 접근성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유 전무는 디지털 화폐와 기존 결제망이 점진적으로 융합되는 방향으로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자사 네트워크에 통합하고, 초기 서비스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디지털 결제 기술이 성장하더라도 기존 결제 인프라와의 연계 능력이 카드사들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포럼에서는 카드업계뿐만 아니라 여신금융업 전반의 역할 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강하게 나타났다. 상명대학교의 서지용 교수는 캐피탈사가 여전히 소비자 대출 중심의 영업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하며, 설비 리스와 공급망 금융 등 생산적인 금융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과 같은 초기 설비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캐피탈사가 기계 및 설비 리스 상품을 확대하고, 기술 평가 능력을 향상시켜 신성장 기업에게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천대학교의 전성민 교수는 신기술금융사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투자 대상 기업을 체계적으로 선별하고 단계별로 투자할 수 있는 능력과 지속적인 경영 감시를 통한 거버넌스 강화를 요청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제공을 넘어 기업 성장 전반에 기여하는 자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여신금융협회의 정완규 회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디지털화와 산업 구조 개편 흐름 속에서 여신금융업계의 과제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과 국회, 그리고 업계와 소통을 통해 규제 혁신과 제도적 기반의 강화를 추진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디지털 결제 기술과 전통 금융의 융합은 단기적으로 경쟁보다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결제 수단이 확산될수록 카드업계를 포함한 여신금융업 전반이 기술 내재화와 서비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생존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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