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테이블코인 유입 급증, 범죄 자금 세탁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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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캄보디아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의 스테이블코인 유출입 규모가 지난해 급증하면서, 이 자금 흐름이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캄보디아 후이원 개런티(Huione Guarantee) 간의 코인 유출입 규모는 128억645만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922만 원에서 약 1,400배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2022년에는 캄보디아로부터의 유입이 104억9,457만 원, 한국에서의 유출은 23억1,188만 원에 이르렀으며, 이들 거래의 99.9%는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게 했고, 후이원 개런티는 미국과 영국 정부에 의해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지정되었다. 이들은 가상자산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인 대상을 납치·감금하는 조직 범죄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중에서는 빗썸과 업비트가 특히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빗썸은 해당 거래소와의 입출금 규모가 124억2,646만 원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업비트도 약 3억6,691만 원 규모의 거래를 진행했다. 코인원과 코빗도 소규모 거래 내역이 있었으나, 고팍스는 거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은 올해부터 후이원 개런티와의 거래 차단 조치를 시작했다. 업비트는 올해 3월부터 차단을 시행했고, 나머지 거래소들은 5월부터 해당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2025년 1월부터 10월 20일까지 코인 입출금 규모가 총 31억4,925만 원에 달하는 등 자금 흐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빗썸은 후이원 개런티 외에도 프린스 그룹 관련 거래소인 바이엑스를 통해 소액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22일에는 바이엑스와의 거래도 전면 차단하였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법정통화와 1대1로 연동되어 가격 변동성이 적고 환금성이 높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금 세탁과 불법 송금에 악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테더는 제도권 금융의 감시망을 피해 단기간에 대규모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죄 자금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 금융 규제 당국과 각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의 자금세탁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제도적 대응을 강화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국내 금융당국 또한 관련 거래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나아가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 논의도 본격화되리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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