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주요 재벌인 프린스그룹이 미국과 영국의 동시 제재로 인해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지정되면서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인 프린스은행에서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인 뱅크런이 발생했다. 이 사태는 지난 17일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프린스은행의 주요 지점에서 일어났으며, 예금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순식간에 장사진을 이루며 돈을 인출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19일 긴급 공지문을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예금자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무제한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혀 공식적으로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NBC는 프린스그룹과 그것의 경영진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대중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은행 시스템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프린스그룹의 제재는 지난 14일 발표된 것이며,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는 이 그룹과 CEO인 천즈(Chen Zhi)를 암호화폐 사기, 인신매매, 자금 세탁과 같은 중범죄로 기소하면서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향후 몰수될 수 있는 약 15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관련 사안은 이 사건의 중대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천즈 회장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이로 인해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 예금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NBC는 고객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예금자 보호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모든 인출 요구를 충족시킬 충분한 역량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조치는 사실상 중앙은행의 지급 보증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아세안(ASEAN) 국가들 중 예금보험제도가 없는 캄보디아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은 대중과 고객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하며, 필요할 경우 신속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와 같은 사태는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 내에서 외국인들을 감금하고 사기 행위를 벌여온 정황과 관련이 깊다. 이로 인해 사기 조직에 연루된 한국인들이 전세기를 통해 송환되는 사태까지 발생하며, 캄보디아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