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정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인 납치, 인신매매, 고문 등의 범죄를 주도한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TCO)으로 지정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를 시행했다. 이 제재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라오스, 팔라우, 카리브해 조세회피처와 연결된 118개 법인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프린스 그룹을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 사기 및 인신매매, 강제 노동을 자행한 범죄 네트워크로 규명하고, 약 21조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압수하는 사상 최대 제재를 부과했다. 프린스 그룹의 회장인 천즈(Chen Zhi, 1987년생)는 중국 푸젠성 출신의 이민자로, 이번 제재 대상에는 그와 함께 10명의 핵심 인물 및 118개의 계열사가 포함되었다.
프린스 그룹의 범죄 카르텔은 놀라울 정도로 조직적이다. 천즈 회장을 중심으로 한 주요 인물들은 재무 및 건설 조정, 불법 범죄 운영 등의 역할을 맡아 체계적으로 조직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저우 윈(Zhou Yun)은 재무 보조 및 자산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천즈 회장을 돕고 있고, 주 중뱌오(Zhu Zhongbiao)는 캄보디아의 헝신 부동산 회장 직함 뒤에서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린스 그룹은 범죄 수익을 ‘돼지 도살’이라는 방식으로 증대시켰다. 이는 피해자들을 연인처럼 사귀며 신뢰를 쌓은 뒤, 가짜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피해자들이 연루되었고, 이들은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범죄에 억압적으로 참여해야 했다.
이번 제재는 특히 프린스 은행의 몰락을 초래한다. 프린스 은행은 천즈 회장의 주요 자금줄이며 범죄 수익 세탁의 중심 역할을 했다. 미국의 제재 목록에 오른 이상, 이 은행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사실상 퇴출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벌써부터 뱅크런이 발생하는 등 금융 시장에 혼란이 생기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이번 제재를 통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와 인신매매의 결합에 경종을 울리며, 범죄 네트워크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조치는 범죄 행위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작용할 것이며, 국제 사회의 관련 기업과 금융 기관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