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의 일부 중소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며 무역 파트너와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국제 무역을 재조정하고 미국 내 제조업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신뢰의 침식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4년, 캐나다와 미국 간의 상품 무역은 총 7621억 달러에 달했으며, 캐나다는 미국에 75% 이상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3월부터 미국은 캐나다 에너지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 및 멕시코에서의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에서 조립되지 않은 차량에 대해서도 25%의 관세가 적용되며, 이는 두 나라의 주요 자동차 생산 허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맞서 캐나다는 보복 관세를 부과했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저항은 국적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되고 있다. 온타리오와 토론토 전역에 있는 발작스 커피 로스터스는 관세 대응의 일환으로 아메리카노라는 음료명을 ‘캐나디아노’로 변경했다. 또한, 캐나다의 식료품 체인인 유어 인디펜던트 그로서스는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자국 깃발 배지를 사용하고, 관세 영향을 받는 품목에는 ‘T’ 로고를 붙여 고객에게 알리고 있다.
캐나다 중소기업 연합회(CFIB) 부회장인 코린 폴맨은 회원사들 가운데 절반이 미국과의 수출입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조사에서는 25% 이상의 회원사들이 자국 제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절반 이상의 기업들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파트너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러한 무역 긴장은 미국과 캐나다 간의 오랜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들이 부담할 비용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폴맨은 관세가 단순한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많은 캐나다인들에게 이는 배신으로 느껴지고 있으며, 이는 잘 구축된 비즈니스 관계를 망치고 있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 주의 주류 통제 위원회(LCBO)는 2025년 3월 4일부터 미국 제품의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산 와인과 같은 제품의 진열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관세의 영향을 받는 제품군은 종종 복잡한 문제로 얽혀 있다. LCBO 대변인은 캐나다에서 생산된 제품은 회사 소속과 관계없이 판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처럼 관세는 대외적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전 국무장관인 앤서니 블링컨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의 소프트 파워 손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이는 국가와 외교적 이익에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관세를 완화하더라도 캐나다 기업들은 다시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회복하는 데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 폴맨은 잃어버린 계약과 신뢰가 회복되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와 미국 간의 무역 관계는 이미 균열이 생겼고, 그 복원 여부는 불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