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인 H-1B 비자의 연간 수수료를 100배 인상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세계 각국이 고급 인재 유치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H-1B 비자 변경에 따른 미국 내 전문인력의 유출을 기회로 삼아, 캐나다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1B 비자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전문직에 해당하는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미국 기업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재를 고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비자의 수수료를 현재 1인당 연간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로 크게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는 미국 내 극심한 보수층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H-1B 비자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카니 총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H-1B 비자를 통해 캐나다로 오려는 인력은 상당수 기술 분야 전문가들로, 이들은 일자리를 위해 이주할 의향이 높다”며 “이민자 정책을 재검토하여 이러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는 명확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가 급증하는 기술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된다.
또한, 캐나다 외에도 다양한 국가들이 이 기회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자국의 비자 수수료 폐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은 STEM 분야 인재 유치를 위한 새로운 비자를 곧 도입할 예정이다. 독일의 디지털 산업 연합체인 비트콤의 대표는 “미국의 새로운 정책은 유럽이 훌륭한 인재를 유치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국내 이공계 글로벌 인력 유치 기회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정부의 기술 혁신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H-1B 비자 수수료 인상은 미국 내 중소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방 국토안보부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H-1B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총임금이 2026 회계연도에는 약 5억 2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H-1B 비자를 사용 중인 약 5200개 중소기업은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의 H-1B 비자 수수료 인상은 세계적으로 전문 인재 유치에 대한 경쟁을 더욱激화시키고 있으며, 각국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