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정부의 미국을 상대로 한 유화전략이 ‘온타리오주 반트럼프 광고’ 사태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주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대화’를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회담을 부인하며 그 가능성을 차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카니 총리와의 회담 계획은 없다”며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는 카니 총리가 하루 전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한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발언이다. 메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총리는 양국 간 무역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매우 격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타리오주의 ‘미국 관세 반대’ 광고에 대해 격분하며 “캐나다와의 무역을 전면 중단하겠다”, “캐나다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온타리오주는 최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배경 연설을 사용한 광고를 방영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인식되었다.
캐나다의 수출품 대다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덕분에 대부분 무관세로 거래되나, 무관세 혜택을 받지 않는 제품에는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로 인해 캐나다의 철강, 알루미늄, 목재 및 칼륨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온타리오주는 고율 관세로 인해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스텔랜티스는 생산 라인을 온타리오에서 미국 일리노이주로 이전하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한 이후,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광고는 월드시리즈 1차전 도중 방영되었고,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비판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캐나다 국민들 사이의 반미 감정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카니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 총리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미 보복관세를 철회하고, 지난 6월에는 아마존, 구글, 메타를 포함한 미국의 대형 IT 기업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 부과 방침도 철회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힘쓴 바 있다.
이러한 광고는 캐나다와 미국 간의 민감한 무역 협상에 불필요한 마찰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캐나다 연방정부는 즉각적인 강경 대응보다는 협상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