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지난 12일 약 1시간 20분 간 시스템 장애로 정지하면서, 수천만 이용자들이 자신의 자산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잔고가 ‘0원’으로 표시되는 등 마치 본인의 은행계좌가 잠긴 듯한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코인베이스는 “기술적 문제를 조사 중이며 고객의 자산은 안전하다”고 공지했지만,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때면 반복적으로 들리는 메세지일 뿐이다.
이 장애는 특히 중요한 시점에서 발생했다. 코인베이스의 분기 실적 발표와 겹친 것이다. 공표된 결과는 예상보다 부정적이었다. 4분기 순손실이 6억6,700만 달러(한화 약 9,6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1% 급감했다. 또한, 거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37% 줄어드는 등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의 주가는 장중에 약 8% 하락했으며, 연초 이후로는 45% 이상 감소했다.
그리고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코인베이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최근 9개월 동안 약 150만 주의 자사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 매각액은 5억5,000만 달러(한화 약 7,90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매각은 미국의 내부자 거래 규정에 따른 사전 계획에 근거한 것이지만, 적절한 시점과 관계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CEO가 혼자 탈출 전략을 실행 중이라는 사실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이번 장애 사건에서 우리가 재확인해야 할 진짜 문제는, 고객이 직접 자산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앙화된 거래소에 자산을 맡기면, 그 자산에 대한 접근 권한이 거래소에 따라 좌우된다. 시스템 점검이 이유가 되었든, 이러한 구조는 본질적으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문제는 암호화폐에 국한되지 않으며, 전통 금융에서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보더라도, 고객들이 한꺼번에 돈을 찾으려 할 때 은행 금고가 비어있었던 모습은 그러한 불안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여러 금융 사태에서 나타나는 것은, 고객의 자산을 제3자에게 맡기고 그들이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는 구조이다.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믿음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내 키가 아니면 내 돈이 아니다”는 격언이 알려졌다. 즉, 암호화폐의 진짜 주인은 자신의 프라이빗 키를 보관하고 있는 사람으로, 중앙화 거래소에 맡기면 그 키는 거래소가 소유한다. 개인이 직접 자산을 보관하는 자기수탁 방식으로 전환한다면, 어떤 거래소의 위기와도 무관하게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출시되었고, 그 출현 배경에는 은행과 같은 중개자 없이 개인 간의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하다는 비전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비트코인을 다시 중앙화된 거래소에 맡기며, 그 시스템의 점검을 기다리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코인베이스의 장애 사건은 일단 복구되었지만, 반복되는 질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왜 내 돈인데, 내가 원할 때 사용할 수 없는가?” 이러한 사실은 결국 누군가를 믿어야 한다는 구조를 불러일으킨다. 최악의 순간에 자산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시장의 별과 같은 사람들이다.
필자 역시 이 주제를 여러 해 동안 강조해왔다. “내 키가 아니면 내 돈이 아니다”라는 경고는 이번 코인베이스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명백히 드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