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COIN)가 3억 7,50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에코(Echo)’를 인수하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현금과 자사 주식을 조합해 이루어졌으며, 올해에만 여덟 번째 인수 사례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는 기존의 암호화폐 거래소 기능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에코 인수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암호화폐 기반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에코는 비상장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공개되기 전에 토큰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특히 일반 투자자도 프라이빗 세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나(Sonar)’라는 툴을 제공하여 주목받아왔다. 현재까지 30개 이상의 거래를 통해 2억 달러(약 288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는 자료도 있다.
코인베이스는 “스타트업이 복잡한 전통적 벤처 자금 유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커뮤니티 기반의 직접 펀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반 투자자에게 새로운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인수는 7월에 인수한 토큰 관리 플랫폼 ‘리퀴파이(LiquiFi)’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에코를 통해 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은 리퀴파이의 기술로 투자자 지분 내역과 토큰 관리 작업을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실무관리를 간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의 사업 다각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상반기에는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을 29억 달러(약 4조 1800억 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데리빗은 지난해 1조 달러(약 1440조 원)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으며, 에코 인수는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확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코인베이스는 자사 플랫폼을 ‘모든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Exchange for Everything)’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암호화폐에 국한되지 않고, 주식, 예측 시장,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여 거래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의 인프라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베이스 관계자는 “초기에는 소나를 활용해 암호화폐 토큰 세일을 지원하겠지만, 향후에는 토큰화된 증권이나 실물 자산까지 거래 대상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기술적 확장 계획을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의 급속한 제도화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코인베이스의 에코 인수는 새로운 자본 조달 모델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