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미국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던 6억 달러(약 8820억 원) 규모의 리플(XRP) 및 솔라나(SOL)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의 출시에 대한 신청을 전격 철회했다. 이는 급증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과 수익성 한계를 이유로 하여 내린 결정이다. 코인셰어스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철회 신청서를 통해 리플, 솔라나 및 라이트코인(LTC) 기반 스테이킹 ETF를 모두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또, 비트코인 선물 레버리지 ETF인 ‘BTFX’의 종료도 함께 공표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암호화폐 ETF 사업을 사실상 전면 중단하게 되었다.
장마리 모그네티(Jean-Marie Mognetti) 코인셰어스 CEO는 “미국 시장은 단일 자산 기반의 ETF 상품 중심으로 급속히 통합되고 있다”며, “현재의 경쟁 구도에서는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코인셰어스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금융 상품에 집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코인셰어스는 지난 9월 약 12억 달러(약 1조 7640억 원)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바인힐 캐피털 인베스트먼트’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리플과 솔라나와 같은 대형 알트코인 ETF에 쏠려 있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솔라나 ETF는 올해 초 일일 거래량 5700만 달러(약 837억 원)로 역대 최대 개장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후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의 리플 ETF ‘XRPC’가 6000만 달러(약 882억 원)로 이 기록을 넘겼다.
시장조사기관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출시된 리플 ETF의 총 순유입 자금은 이미 6억 6,000만 달러(약 9702억 원)를 초과했으며, 솔라나 ETF는 6억 2,000만 달러(약 9114억 원)에 달한다. 철회된 코인셰어스 ETF 상품도 시장에 진입했을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 한편, 도지코인(DOGE) ETF는 현재까지 순유입 규모가 216만 달러(약 31억 7520만 원)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인셰어스의 철수 결정은 ETF 시장의 과열 양상 속에서 중소사업자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는 대형 운용사 중심의 시장 재편 흐름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암시하며, 미래의 미국 ETF 시장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ETF 시장 내 리플과 솔라나에 대한 기관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인셰어스는 미국 내 규제 및 복잡한 경쟁 환경으로 인해 수익 극대화의 기회를 잃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따라서 ETF 투자 시 단순한 알트코인 전망뿐 아니라 발행사의 지속 가능성과 시장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상장 철회와 같은 결정은 단기적인 유입 자금보다는 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