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제 인프라에 직접 접속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는 수천 개의 은행과 신용 조합이 이용하는 동일한 지급결제 레일에 최초로 크립토 기업이 올라선 사건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크립토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라켄의 은행 부문인 크라켄 파이낸셜(Kraken Financial)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승인을 받아 ‘연준 마스터 계정(Fed master account)’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크라켄 파이낸셜은 크립토 기업을 위한 특수목적 예금기관(SPDI)으로서 와이오밍주에서 설립된 기관이다.
연준 마스터 계정은 미국의 주요 결제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통로로, 과거 대부분의 크립토 기업들이 중개은행을 통해서만 달러 거래 및 정산을 처리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승인을 통해 크라켄 파이낸셜은 대형 고객과 전문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법정화폐의 입출금 거래를 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승인으로 인해 ‘페드와이어(Fedwire)’ 접속이 가능해졌다. 페드와이어는 하루에 4조 달러 이상을 처리하는 미국의 주요 은행 간 결제망으로, 크라켄 공동 CEO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연준 결제 레일에 직접 접근함으로써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법정화폐 유입 및 유출 과정에서 신뢰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크라켄 파이낸셜은 기존 은행과 동일한 ‘풀 서비스’를 제공받지는 않으며, 이자 지급 등의 혜택은 제외된 제한적인 성격의 계정임을 명시했다. 승인 기간도 1년으로 설정되었다.
이번 결정은 연준 이사회가 제안한 이른바 ‘스키니(skinny) 마스터 계정’ 구상과 관련이 있다. 이는 결제 핀테크 및 크립토 기업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되, 전통 은행 기능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전통 은행권은 이러한 제한적 접근이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정책연구소(BPI)와 클리어링하우스협회(TCHPA), 금융서비스포럼(FSF)는 공동으로 서한을 통해 결제 계정 신청에는 12개월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신규 면허를 받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전까지 접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또한, 미국은행협회(ABA)도 통화감독청(OCC)에 크립토 은행 인가 신청 절차를 미루라고 요청하는 등, 전통 금융권의 견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OCC가 지난해 조건부 은행 인가를 승인한 사례는 은행 업무의 경계를 흐리게 하여 규제 차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번 크라켄의 연준 마스터 계정 승인 사례는 스테이블코인 및 결제 핀테크, 크립토 거래소의 규제 접근성의 확장을 가늠하는 주요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착이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지는 전통 금융권의 반발과 규제 기관의 추가 감독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