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란드의 순록 농가가 크리스마스 시즌의 큰 수입원인 순록 썰매 관광을 운영하는 데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국내에서 늑대를 사냥하던 러시아 사냥꾼들이 대거 징집되면서 핀란드로 유입된 늑대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는 늑대 퇴치를 위해 전문가 포수들을 영입하고 특별 사냥 허가증을 발급하는 등 대응하고 있지만, 전쟁이 종식되기 전까지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핀란드 농림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역에서 2009건의 순록에 대한 늑대의 습격이 보고되어, 지난해 1143건에 비해 75% 급증했다. 이로 인해 순록 농가들은 개체수가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순록은 성체로 성장하는 데에는 약 2년이 걸리며, 암컷은 일반적으로 매년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따라서 물리적인 피해가 누적되면 복원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로바니에미 지역의 한 순록 농장 경영자는 “올해는 늑대의 습격으로 인해 매일 한 마리씩 순록이 죽고 있다. 이로 인해 최악의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할 것이 우려된다”며 “순록 한 마리가 죽을 때마다 1572유로(약 274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각 농가의 피해가 심각해 정부에 손실 보상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시베리아와 러시아 서부에서 활동하던 늑대 사냥꾼들이 대거 군에 징집됨으로써 빈자리를 채운 늑대들이 핀란드로 넘어오면서 개체수가 급증했다. 핀란드 천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핀란드 내 늑대 개체수는 430마리로, 지난해 295마리에 비해 45.76% 증가했다. 연구진은 최근 10년간 수집한 늑대의 배설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 핀란드에서는 보이지 않던 DNA가 대량 발견되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러시아에서 넘어온 개체들로 추정된다.
핀란드와 인접한 러시아 지역의 군 입대 증가로 인해 지역의 기존 사냥꾼들이 급감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늑대 개체수는 더욱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 기반의 군사 연구단체 블랙버드그룹의 전문가는 “많은 남성들이 러시아 정부의 금전적 인센티브로 인해 군에 입대하면서 늑대 사냥을 포함한 야생 동물 관리가 어렵게 됐다”고 언급했다.
핀란드 정부는 늑대 사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정책을 수정했으며, 전문 포수 및 지역 농부들에게 사냥을 허가하고 있다. 그동안 핀란드에서는 늑대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사냥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카티아 홀말라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기 전까지는 늑대 개체수가 제어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핀란드는 크리스마스 시즌 관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늑대 습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농가와 정부의 협력 없이는 순록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