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이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를 IMM컨소시엄에 2조700억원에 매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손에 쥔 금액은 1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주주 간 계약 및 KKR의 대출금 상환으로 인한 결과로, KKR이 매각대금의 대부분을 가져가게 되었다.
태영그룹은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겪으면서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가운데, 1조60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태영건설이 자산 매각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과정을 포함한 것이다. 에코비트 매각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태영그룹의 자구책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로 인해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에코비트는 태영그룹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매각 당시 예상대로 매각 대금의 절반씩 분배될 것으로 보였으나, 기존 주주 간 계약에 따라 KKR은 1조6440억원을 가져가고, 티와이홀딩스는 4260억원만 확보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 금액도 KKR로부터 차입한 4000억원과 이자를 우선 상환하는 데 쓰여, 실제로 티와이홀딩스에 유입된 자금은 거의 없었다.
또한, 에코비트는 매각 전에 약 1059억원의 중간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 배당금은 KKR이 아닌 티와이홀딩스에만 지급되었다. KKR은 2020년에 에코비트에 첫 투자를 하여 총 1조3160억원을 투입했고, 최근 매각을 통해 2조원 가까운 이익을 기록하며 7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그룹은 에코비트 매각 후 연간 약 520억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더욱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실제로 태영그룹은 계열사인 블루원의 골프장 4곳을 매각하여 3000억원을 확보하고, 태영건설의 광명 테이크호텔 및 여의도 사옥 등의 자산도 매각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자산 매각을 통해 총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남은 자산 매각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자구 이행계획을 성실히 수행해 조기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태영그룹은 비록 매각 금액이 적었지만,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경영안정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