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Tether)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가 비트코인(BTC)과 금, 토지를 최근 “다가오는 어두운 시기(dark times)를 위한 안전자산”으로 언급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의 발언은 현재 세계 경제가 회복보다는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르도이노는 9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 “비트코인, 금, 토지는 불확실한 시대에 유용한 헤지(hedge)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세 가지 자산을 차별화된 ‘삼각 포트폴리오’로 묶어 전통 금융 자산뿐 아니라 암호 자산이 방어적인 투자 전략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비트코인을 금과 토지와 같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한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그의 발언이 나온 시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노동부의 고용 통계 수정 발표에 따르면, 2025년 3월의 고용 수치가 기존보다 91만 1,000건 줄어들어 많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대 0.5%까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 전반에 경기침체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테더의 투자 방향도 변화하고 있다. 테더는 최근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방어형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있음을 알렸다. 2025년 6월 30일 기준으로 테더는 1625억 7,000만 달러(약 226조 5,873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미국 국채에 1055억 달러(약 147조 5,950억 원), 금에 87억 2,000만 달러(약 12조 1,208억 원), 비트코인에 89억 3,000만 달러(약 12조 4,027억 원)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테더가 자산 비중을 현금성 자산에서 비트코인 및 귀금속과 같은 실물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출자기업으로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거시경제 리스크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위험 회피형 운영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르도이노의 발언은 단순한 미래 예측을 넘어 암호자산의 새로운 입지를 재정의하는 중대한 기회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이 이제는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니라 금이나 토지처럼 위험을 줄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전통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