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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들은 오랫동안 국경을 초월하여 자유 시장에 접근하고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이러한 개념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 기업 전략의 기초가 되었던 시장 접근성과 소비자 수요, 규제 준수에 대한 전통적인 가정들이 정치적 충성과 ‘모국’의 역학에 따라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의 정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미국 우선’ 경제 정책은 관세 위협, 경제적 강압, 보호 조치 등으로 미국 기업들을 글로벌 긴장의 중심에 세웠고,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으로는 규제 강화, 소비자 보이콧, 미국 브랜드에 대한 평판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애니메이션 영화 ‘네자’가 역사상 가장 높은 박스를 기록한 사례는 국가적인 소비문화의 전환을 잘 보여준다.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전략은 시장을 정치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서구 기업, 특히 미국 기업들은 더 이상 순수하게 경제적인 문제로 여겨지던 무역과 투자, 기업 존재가 정치적 요소와 연결되고 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은 중국 제품에 대한 최대 60%의 관세 위협과 같은 강력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에도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 외교 정책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게 되어 반발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 제품에 대한 보이콧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으며,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5%로 하락하며 화웨이가 시장을 19%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 또한 현지 경쟁자인 루킨 커피와의 경쟁에서 실패하며, 가격과 서비스의 차별화에서 밀리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의 주요 전기차 브랜드인 BYD에 의해 시장 지배력을 잃으면서 연간 판매가 22% 감소한 상황이다.
국내 산업을 지원하자는 애국적인 목소리는 미국 기업이 처한 위험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지만, 이미 상황은 국내 브랜드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경제적 민족주의는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겨냥한 국가들인 캐나다, 멕시코, 여러 유럽 국가들도 국내 브랜드의 우세를 경험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맥도날드와 도미노피자 같은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이 판매 감소를 겪고 있다. 유럽에서의 미국 브랜드에 대한 반발도 무역 분쟁과 디지털 주권 목표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엘론 머스크가 극우 정당인 독일 대안당(AfD)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테슬라의 독일 매출은 2024년 초 이후 거의 60% 감소했다. 현재 2025년 테슬라의 판매는 작년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는 규제 기관이 테슬라의 베를린 기가팩토리의 운영을 검토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다국적 기업들은 더 이상 중립적인 플레이어로 간주되지 않으며, CEO의 정치적 성향과 모국의 정책이 해외 경쟁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경제적 민족주의가 확산되는 시대에서, 테슬라처럼 글로벌 시장의 성공에 의존하던 기업들은 큰 도전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세계는 더 이상 하나의 연관된 시장이 아닌, 경제 블록과 국가 정체성에 의해 형성된 분열된 풍경이 되었다. 기업들은 더 이상 정치적 요인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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