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제조 공장에서 로봇에 의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직원이 테슬라와 로봇 제조사 화낙을 상대로 약 5100만 달러(한화 약 7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피터 힌터도블러(50)는 로봇 팔의 예기치 못한 작동으로 인해 중상을 입게 되었으며, 현재까지 발생한 의료비가 약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달한다. 이는 향후 추가적인 의료비 약 600만 달러(약 83억원)를 포함하는 금액이다.
힌터도블러는 동료 엔지니어와 함께 테슬라 모델3 생산 라인에서 로봇의 하단을 분해하는 작업을 하던 중, 로봇 팔이 경고 없이 강한 힘으로 작동하면서 8000파운드(약 3600kg)의 균형추와 함께 그를 바닥으로 내던졌다. 이 사고로 인해 그는 의식을 잃고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소송에서 그는 ▲신체적 고통 및 불편에 대한 배상 2000만 달러(약 278억원)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1000만 달러(약 139억원) ▲임금 손실 및 미래 소득 손실을 포함해 800만 달러(약 111억원)의 총합으로 51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청구액이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달 캘리포니아 주 법원에 제기된 후 오클랜드 연방법원으로 이관되었고, 피고로는 테슬라와 일본 로봇 제작사 화낙이 지목됐다. 테슬라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특히 테슬라는 이 사건 이후 로봇과 관련된 새로운 안전 규정을 도입했다고 알려졌다.
테슬라의 로봇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텍사스 주 오스틴의 기가팩토리에서도 엔지니어가 로봇에 의해 큰 부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당시에는 로봇이 엔지니어를 벽에 밀치며 금속 집게발로 그의 등을 찔렀고, 피해자는 동료가 로봇의 비상 정지 버튼을 눌러 가까스로 구출되었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테슬라에서 로봇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로봇 제조사 화낙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2015년 미시간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정비 엔지니어가 화낙 로봇에 의해 예기치 않게 갇혀 두개골 골절로 사망한 사건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연속적인 사고들은 로봇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힌터도블러 측은 사건 당시의 영상 자료 공개를 요청했지만 테슬라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배심원 재판을 통해 일반 및 징벌적 손해배상과 변호사 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로봇 안전과 노동자의 안전을 둘러싼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