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 국내 2차전지주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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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전대와 페달 없이 운행되는 로보택시 시제품을 공개하며 3분기 순익이 38% 증가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는 테슬라의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10% 이상 오르는 결과를 가져왔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관련된 일부 2차전지 종목만 소폭 상승하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24일 국내 증시에서 테슬라와 가치사슬을 공유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0.87% 상승한 4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화학 역시 1.08% 상승한 32만8000원을 기록했다. 테슬라에 양극재를 납품하는 엘앤에프는 1.53% 오른 9만9500원에 장을 닫았다. 그러나 테슬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삼성SDI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1.06%, 3.45%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총 매출은 251억8200만 달러, 1주당 순이익(EPS)은 0.72달러로 집계되었다. 이 수치는 매출이 월가 전문가의 기대치인 253억7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으나, 순이익은 이를 웃돌았다. 특히, 3분기 EPS는 직전 분기 대비 38% 급증했고,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 시장의 최대 어려움으로 지목받던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자동차 매출 총이익률이 17.1%에 달해 월가의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테슬라의 실적 향상에 기여한 또 다른 요소는 규제 크레딧으로부터 발생한 매출로, 3분기 이 부분에서 7억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에 비해 17%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증가한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내년 전기차 매출 성장률이 20~3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전했다.

하지만, 국내 2차전지 업계에서는 테슬라 실적 발표가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IRA 보조금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고, 원자재 가격 하락이 전반적인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슬라가 저렴한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에서 중국 업체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수혜를 입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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