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최근 발생한 연료 저장시설 화재로 인해 ‘검은 비’가 내리며 주민들이 두통과 호흡 곤란 등의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발생한 대기 오염 현상으로, 테헤란 상공에 검은 연기가 형성된 후 하늘에서 검은색 빗물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측된 것이다.
지난 8일 새벽, 테헤란 북서부의 주요 연료 보급 기지인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 서쪽 외곽 카라지 등의 시설이 집중 공격을 받아 불타오르며 이어진 예기치 못한 결과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검은 비가 내린 후 자신의 자동차와 지붕이 마치 기름으로 덮힌 것처럼 느껴지며 두통, 어지럼증, 기침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환경보건 전문가들은 이란의 연료 저장시설이 공격받으면서 앞으로 계속 대기 오염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너선 레비 보스턴대 공중보건대학 환경보건학과장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유전 화재가 떠오른다고 언급하며, 이와 유사한 대기 오염 현상이 테헤란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염 현상은 연료 저장시설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민들이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까맣게 변해 있었고, 밖에 나갔다 돌아오니 얼굴이 가렵고 검은 점들이 묻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차량에 15분가량 머문 뒤 눈이 따갑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마치 공기 중에 최루가스가 퍼진 것 같다”며 전쟁의 공포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연구원인 마샤 윌스-카프는, 석유 화재 순간 이러한 연료가 불타면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이는 대기 중 산소 농도를 빠르게 낮춰서 주민들에게 질식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목할 점은,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물질이 초미세먼지(PM2.5)과 블랙카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발암 물질과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이란 주민들의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은 비가 내리지 않은 이후에도 이 지역의 대기 오염 위험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레비 학과장은 이러한 화학물질들이 심장 및 폐 질환, 암, 신경계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검은 비에 노출 시 피부와 눈에 자극을 주거나 기침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반응은 독성 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자연스러운 방어 기전으로 이해된다.
어린이, 노인, 그리고 심장이나 폐에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심각한 위험이 따를 수 있으며, 임산부와 태아 역시 이 화학물질에 취약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쟁 상황 속에서 이란 주민들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의료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건강 상태는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 우려된다.
마지막으로, 인근 국가로의 오염 물질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파키스탄 기상당국은 바람을 타고 이란의 오염 물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오염 지역에서 벗어나기 힘든 경우 창문을 닫고 실내에 머물며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전쟁 중인 지역에서 이를 따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