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에서 톰 행크스에게 공로상을 수여하기로 했으나, 시상식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 소식은 6일(현지 시간) 웨스트포인트 동문회장인 마크 비거가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전해졌다. 행크스가 수여받기로 한 ‘실베이너스 세이어 상’은 웨스트포인트 초기 발전에 기여한 대령 실베이너스 세이어를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 상은 웨스트포인트의 교훈인 ‘의무·명예·국가’에 부합하는 인물에게 수여된다.
톰 행크스는 웨스트포인트 출신은 아니지만, 그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통해 미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킨 점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그는 2차 세계대전 기념관 건립을 주도하고 참전용사 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행크스는 지난 6월 수상자로 공식 발표되었으며, 시상식은 25일로 예정되었으나 비거는 “생도 육성이라는 핵심 사명에 집중하기 위해” 시상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상식 취소에 대해 행크스의 정치적 성향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행크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공개적인 인물로, 2016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았고,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이러한 그의 정치적 배경이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서 불편한 심기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정부 하에서 행해진 여러 정치적 결정들이 웨스트포인트의 비판적 시선과 맞물려 이번 결정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웨스트포인트가 최근 트럼프 정부와 관련한 여러 정치적 논란 속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정책을 폐기하며 해당 가치가 웨스트포인트를 포함한 군 기관에 미친 영향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웨스트포인트 졸업생인 제이슨 뎀프시는 이번 결정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행크스가 군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임에도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 부합하지 않아 동문회가 특정 정치적 입장에 따른 비위를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웨스트포인트의 결정은 여러 정치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행크스는 미군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구축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공로가 무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웨스트포인트가 보유한 정치적 유연성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