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부터 퇴직연금 가입자는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수 있는 실물 이전 서비스가 시행된다. 이 서비스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갈아타기 서비스’라 불리며, 약 400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878억원에 이르렀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은행권에 분포하고 있고,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는 각각 20%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은행권은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증권사와 보험사들은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은 이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매일경제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퇴직연금 사업자 간 수익률 차이가 최대 13%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확정급여형(DB형) 상품에서는 삼성화재가 18.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신한증권은 5.14%로 제일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결정기여형(DC형) 역시 높은 수익률 격차를 보였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부문에서도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안정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1~5%대에 머물렀다.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는 지방은행과 증권사, 보험사가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만, 장기 수익률은 전체적으로 2%대에 그쳐 다소 저조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은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로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의 재정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이 고령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재정 부담 증가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정책과 전체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통제할 컨트롤 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수익률 개선을 위한 경쟁을 통해 운용 능력을 키우고, 노후 소득 보장 기능 강화라는 과제에 집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