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1000조 시대, 중도인출 방지를 위한 새로운 인센티브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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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2024년에는 430조원을 넘어서며, 2030년에는 1000조원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이러한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경선 한국퇴직연금개발원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퇴직연금의 본질은 일찍 적립을 시작하고 이를 장기간 운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도인출을 줄이고 계좌의 연속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 시스템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중도인출과 중도해지를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직장을 옮길 때마다 계좌가 쪼개지고 정산되면서 중도인출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퇴직연금의 일시금 수령과 연금 수령 방식 간 세제 혜택 차이가 크지 않아 연금 수령을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의 연속성을 강화하고, 중도 해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담보대출 활성화를 통해 중도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현재 퇴직연금 납입액에 대한 세제혜택이 일시적으로 지급되고 있지만 이를 IRP 계좌에 의무적으로 적립하도록 만드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문제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의 구조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며, DB형은 사업주가 부담금을 운용하고 법정 기준에 따라 지급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장기투자 및 전문투자 구조와의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용 구조의 문제 역시 짚었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 자산의 87.2%가 안전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법적으로 30%는 반드시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규정이 수익률 향상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가 활성화되는 것은 현재의 낮은 수익률 때문”이라면서도, 기금형 도입이 자동으로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기금형 퇴직연금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적립 구조의 장기 유지, 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개별 사업장이 퇴직연금 운용 인프라를 갖추기 힘들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공동기금 형태의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을 확대 적용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퇴직연금을 국민연금 수급 공백을 메우는 ‘노후소득 브릿지 자금’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늦춰지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이 적절히 기능하지 못하면 은퇴 이후 소득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의 적립과 운용을 통해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보완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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