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되자, 서방 언론들은 혹독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논의의 일환이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전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에게는 정말 좋은 날이었다”며, 트럼프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서 푸틴에게 동등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러시아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보도했다. 알래스카주 엘먼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는 푸틴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고 극진히 맞이했다. 푸틴은 전용기에서 내려 카펫을 밟고 들어왔으며, 그의 귀국을 미국 F-22 전투기가 호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WP는 이번 회담으로 푸틴이 트럼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며, 추가 제재 도입 가능성을 지연시킬 기회를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들은 푸틴이 무거운 국제 제재 속에서도 고립된 상태가 아님을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는 견해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트럼프가 푸틴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주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의 말을 인용하며, 푸틴이 트럼프와의 회담을 통해 자신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았음을 과시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이번 회담이 후속 회담에 대한 합의 없이 끝났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용두사미’라 표현했다. 더불어, 텔레그래프는 푸틴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얻었다고 평가하며, 이번 회담이 러시아 대통령의 국위 회복에 기여했음을 지적했다.
BBC भी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의 ‘해결사’ 이미지에 긍정적이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평화 중재자 및 협상가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그 실제 결과가 결여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관련한 논의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양국 정상 간 예정된 오찬도 취소되었다. 회담이 2시간 반 남짓 만에 예상보다 이르게 종료된 이유로 오찬이 취소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와 푸틴 간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국제 사회의 복잡한 정세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각국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 시점에서, 향후 양국 간의 관계나 우크라이나 전쟁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