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 질서를 흔들면서,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경제 동맹을 통해 잃어버린 기회를 되찾을 절호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두 나라는 저성장, 저출생, 그리고 고령화라는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필요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6231달러로, 일본의 3만2521달러를 앞섰다. 이로써 2014년에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겼던 한국이 11년 동안 ‘3만 달러 함정’에 갇힌 일본과 비슷한 경제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양국의 협력을 더할 나위 없이 필요하게 만든다.
올리브영과 같은 K뷰티 브랜드들은 일본 시장에서의 호조를 바탕으로 현지 유통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일본으로부터의 화장품 수입액이 지난해 1342억엔에 달하며 한국이 일본의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 잡은 사실은 더욱더 협력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경제적 유대는 양국이 서로에게 제2의 내수 시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위기를 완화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올해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역사적인 기념일로,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이처럼 중요한 해에 두 나라의 관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80년을 위해 평등한 경제 동반자로서의 협력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과 일본의 GDP를 합쳐 6조~7조 달러의 경제권을 형성하여, 이를 통해 양국 기업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 APEC 정상회의가, 일본에서는 오사카 엑스포가 예정되어 있다. 이 국제적인 무대를 활용하여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CPTPP 가입 추진이 검토돼야 할 최적의 순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박지형 교수는 WTO 체제의 약화 속에서 CPTPP 가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무역질서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일 양국은 경제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과 소비를 혁신함으로써 저성장 문제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 기회를 제공하는 경주 APEC과 일본 엑스포와 같은 국제 행사들에서의 외교적 노력이 양국 관계의 경제적 깊이를 더할 것이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실질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