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발언이 글로벌 자산 시장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10일, 미국 주식 시장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이 약 2조 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 지수는 1.9%, S&P 500 지수는 2.7%, 나스닥 지수는 3.6% 급락했다. 이는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 발단이 되어 글로벌 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슈퍼 랠리’의 중심에 있던 빅테크 주식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는 장중에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결국 4.91% 하락하며 하루 사이 2291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그리고 테슬라와 아마존 또한 각각 약 5%의 하락세를 보였다. CNBC의 분석에 따르면, M7이라고 불리는 7개의 기술 대형주에서만 7700억 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장 반응은 공포 지수로 나타나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무려 31.83% 상승하여 21.66에 도달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한국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3600선을 넘어선 상태에서 단기적인 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으며, 트럼프의 추가 관세 발부 발표 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위험 자산을 회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총 4000억 달러가 증발하는 충격을 겪었다. 전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190억 달러가 청산됐으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금 관련 상품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골드뱅킹 잔액이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었으며, 금 실물 판매액 또한 올해 들어 이미 지난해의 2.7배를 초과하는 실적을 보였다.
또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버바의 판매량도 급증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은행에서는 최근 실버바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과거 한 해 판매액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제기되고 있다.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의 상대적 하락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달러당 1400원대 초중반의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자산 시장의 동향은 앞으로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