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정책,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16조 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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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118억 달러(약 16조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였다. 특히 현대차와 도요타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관세로 인해 올해 순익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은 도요타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영업이익이 무려 30억 달러(약 4조2천억원) 줄어들었다. 그 외에도 폭스바겐(15억1000만 달러), GM(11억 달러), 포드(10억 달러), 혼다(8억5000만 달러), BMW(6억8000만 달러), 현대차(6억 달러), 기아(5억7000만 달러) 등 순으로 관세 피해가 심각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11억7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였다.

도요타는 2025년 3월에 종료되는 회계연도에 관세로 인한 누적 손실이 95억 달러(약 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격 인상 및 미국 내 생산 이전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반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즉각적인 실행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필립 후쇼아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회사들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실제 제조사들이 생산시설을 늘리는 것은 관세 회피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시장의 높은 수요에 기반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점도 강조되었다.

한편, WSJ은 제조사가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 이전을 고려할 경우, 설비 재배치 없이 같은 모델을 여러 공장에서 중복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관세 정책의 성과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 내 생산 확대는 이미 추진되고 있던 과제였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현지 생산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게 만들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규제, 기술 표준, 소비자 선호도가 변화함에 따라 지역화 전략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볼보자동차의 하칸 사무엘손 CEO는 “글로벌화의 시대가 저물고 있으며, 더 지역화된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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