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의 출현으로 인해 경기가 예정 시각보다 45분이나 지연되었으며, 그로 인해 수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 밖에서 대기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 나타났으나, 미국 비밀경호국의 철저한 보안 검색이 관중 입장을 지연시켜 결국 경기는 오후 2시 48분에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관객들이 티켓을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중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그들은 최소 30분에서 긴 시간인 1시간 30분까지 줄을 서면서 입장을 기다려야 했고, 결국 트럼프팬과 반대 팬들 간의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광판에 비치자 경기장 내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고 그에 반해 일부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한 관중은 “1시간 넘게 기다려도 못 들어갔다. 이런 사태를 알면서도 그가 나타나는 것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객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티켓값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접을 받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객들은 이번 경기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2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트럼프의 출현으로 모든 분위기가 그와 관련된 이슈로 집중되었다. 이에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방송사들에 트럼프 관련 관중 반응의 삭제를 요청하였고, ABC 방송은 실제로 대통령이 인사하는 장면에서 관중 소리를 음소거 처리하였다.
이번 사건은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 및 관중들은 물론, 테니스 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US오픈의 주최 측은 이러한 상황이 향후 이벤트 진행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관중과 선수들 모두의 경험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 사건의 여파로 인해 스포츠 행사에서의 정치적 등장에 대한 논란이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미국 내 테니스 팬들 사이에서는 스포츠와 정치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