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자 한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이로 인해 민주당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 주식들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전기차 관련주와 친환경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2.05%, 포스코퓨처엠은 하루에 6% 이상 하락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이 4.97%, 엔켐이 5.17% 하락하며 전체적인 시장 부진을 이끌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약 IRA(인플레이션감축법)가 무력화된다면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 대규모 생산 시설을 늘려온 한국의 2차전지 업체들도 세액공제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MPC는 2차전지 업체들의 수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확보하고 있는 IRA 프리미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의 하락은 더욱 두드러졌다. 태양광 발전 기업인 한화솔루션은 3.98%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풍력발전 회사인 씨에스윈드 역시 5.05% 내렸다. 반면, 원자력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 트럼프 집권 시기에 주가가 상승했던 화석 연료, 원자력, 전통 제조업, 방산 산업, 민간 헬스케어 산업 등이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에서도 유틸리티와 방산 및 원자력 부문 주식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제조업을 회생시키면서 금리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 가격을 하락시키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형 원자로(SMR)가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 증가와 관련하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의 원자력 관련 주식인 우진엔텍과 한전산업, 우리기술은 각각 5%, 1%, 1% 상승하였다.
같은 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2950억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1% 하락하며 2600선을 무너뜨렸다. 코스닥 역시 IT와 바이오 업종의 동반 부진으로 2.84% 하락했다. 이러한 증시 하락은 2018년 트럼프가 대중국 무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낼 때의 경험으로 인해 증시에서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증시와는 반대로 금과 비트코인은 동시에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미 대선의 불확실성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5거래일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Group)에서의 국제 금값은 온스당 2738.90달러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7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하루 전 대비 1.8% 하락한 6만 7686달러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기대감으로 최근 일주일간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