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대만의 증시가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고 변동성이 큰 특성 덕분에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관세 유예 발표가 이루어진 10일부터 21일까지의 기간 동안 11.2% 상승했다.
나스닥 종합 지수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하며, 일본과 대만의 주요 지수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49% 상승하여 이날 2488.42로 마감했으며, 일본의 닛케이 225 지수는 8.09% 상승한 34,279.92로 마감했다. 대만의 자취엔 지수도 9.86% 상승하여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중국의 상하이 종합 지수는 관세 유예의 혜택에서 제외되면서 3.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증시는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0.12% 상승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본 증시는 엔화 강세로 인해 수출주에 대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1.3% 하락했다. 대만 역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자취엔 지수는 1.49%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9조 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6,300억 원어치만 매도해 코스닥 지수의 반등세를 뒷받침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세와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인해 가능했던 결과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연구원은 “코스닥이 많이 빠졌던 만큼 반등세에 일정한 포지션을 채워넣기 위한 기관 수급이 들어왔다”며, “규모가 큰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이 기술적 수급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이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 한국 증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및 테슬라, 알파벳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의 밴드를 2430~2550으로 제시했으며, NH투자증권은 2380~2600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는 지난 4월 초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폭락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 추세선을 하회하고 있어 추세적 상승 궤도로 복귀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 증시는 무역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관세 유예 발표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으며, 당분간 외부 경제 변수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닥 지수는 앞으로의 실적과 글로벌 경제 소식에 따라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