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한일 자동차 시장 개방 약속…실효성에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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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무역 협정을 통한 자동차 장벽 철폐가 미국산 차량 판매 증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그동안 폐쇄된 시장이었으나 이제 우리는 한국에 자동차와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역 합의 이전에도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해왔고, 미국 측은 한국의 자동차 안전 및 환경 기준을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의 안전 기준을 충족한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 기준도 충족한다고 명시했다.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할 때 자체 안전 기준에 따른 검사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산 차량은 인기가 없으며, 지난해 제너럴 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었다. 이전에 포드는 수익성이 낮아 2016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역 합의가 실제로 판매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도로가 좁고 혼잡한 환경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작고 연비 좋은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트럭과 SUV 중심의 미국 업체 라인업과 크게 상반되는 상황이다. 일본 주오대학교의 기무라 츠요시 교수는 “일본 시장의 기본적인 요구를 고려할 때, 미국차량의 적합성이 떨어진다”며 “일본이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미국산 차량의 판매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일본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도 미국산 자동차 판매 문제로 갈등을 겪었으며, 1995년 일본은 외국산 자동차 대리점 접근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에 합의했지만 그 이후 일본 내 판매는 변동이 없었다. 이전 미국 대사관 대표인 글렌 S 후쿠시마는 “캐딜락과 같은 미국 차량은 도쿄의 좁은 거리에서 운전하기에 너무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효성 부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무역 장벽 해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앨런 울프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수출 분야를 개방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중요도를 나타내며, 이는 미국에게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무역 합의의 추진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목표가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글로벌 무역 전략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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