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관세 협상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아시아의 주요 파트너인 한국과 일본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사업 시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산출된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의 부두인 니키스키까지 수송하고, 이를 액화해 수요지로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러나 이 경로에는 약 1300킬로미터에 이르는 가스관을 새로 건설해야 하며, 그로 인한 리스크 때문에 지난 2016년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사업에서 손을 뗀 이후 정체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의 무역 협상에서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강력히 권유했지만, 이러한 참여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FT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이 무역 협상에서 이 프로젝트와 관련한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드러낸다. 일본은 협상 발표 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백악관과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다소 모호해졌다.
한국은 향후 4년간 미국산 에너지 1000억 달러 규모를 구매하기로 합의했으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부분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건설 파트너로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특히 가스관 건설과 관련하여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에서 필요한 비용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참여를 꺼리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이 없었다면 한국의 가스 구매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의 국정연설에서 일본과 한국 등 여러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수조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압박했으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인 나카노 에너지 안보 수석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 지역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의 경제적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 비용은 600억 달러(약 83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이는 가스관 건설 비용을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환경 소송의 위험도 고려해야 하며,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점이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킨다고 경고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최종 투자 결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에 동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