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1달러 기념주화를 발행하기 위한 디자인을 공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나 생존 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화폐에 사용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브랜든 비치 연방재무관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서 해당 주화 디자인의 시안을 공개하며 “이는 가짜 뉴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자유(LIBERTY)”,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새겨질 예정이다. 또한, 주화의 앞면에는 미국의 독립 연도인 1776년과 예정 발행 연도인 2026년이 나열된다.
이 디자인의 뒷면은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트럼프가 주먹을 쥐고 “싸워라(Fight)”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그의 뒤에는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상단에는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Fight, Fight, Fight)”라는 문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재무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디자인 초안은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민주주의와 건국 정신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화의 실제 발행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CNN은 현직 대통령이나 생존 전직 대통령의 초상을 화폐에 사용하려는 시도가 미국 법에 위배된다고 보도했다. 2020년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생존한 인물이 화폐에 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사망 후 2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군주제 국가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1866년부터 생존 인물의 화폐 사용을 금지하는 전통을 유지해왔음을 덧붙였다.
미국 조폐국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동전에 새겨진 사례는 1926년의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는 조지 워싱턴과 함께 동전에 등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법적 제약 때문에 트럼프 기념주화의 발행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기념주화 발행 역사와 관련된 이 사안은 정치와 법의 경계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