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취임 후 7개월간 7개의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주장하며 유엔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유엔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와 태국, 코소보와 세르비아, 콩고와 르완다, 파키스탄과 인도, 이스라엘과 이란,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갈등을 사례로 들어, 자신의 외교적 노력으로 이들 분쟁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는 “유엔으로부터 전화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며 “유엔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또한 본인의 유엔 연설 도중 발생한 불편한 상황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내가 유엔으로부터 받은 것은 형편없는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텔레프롬프터뿐”이라고 불만을 표출하며 언급한 에스컬레이터의 멈춤과 프롬프터의 고장 상황을 유머로 풀어냈다.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는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강한 열망도 드러냈다. 그는 “모두가 내가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도 “내게 진정한 상은 끝없는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는 것”이라며 전쟁 종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특히 그의 불법이민 강력 단속 의지는 이번 연설에서도 재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다면 감옥에 가게 되고 결국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미국 국경을 넘는 행위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범죄를 일으키며 사회 안정망을 해치는 외국인들의 우려가 깊다”며 “미국은 미국 국민의 것임을 분명히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지난 몇 년간의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된 그의 정책적 입장과 일관되며, 미국 내 통제와 안보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유엔 연설을 통해 그는 기존의 외교적 성과를 강조하는 동시에 내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