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인텔의 신임 CEO 립부 탄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며 그의 이해 충돌 문제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탄 CEO는 이해 충돌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즉시 사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해법은 없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은 탄이 과거의 투자 활동이 미국 반도체 자립 및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의 발언 이전, 공화당 톰 코튼 의원은 탄 CEO가 수십 개의 중국 기업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수백 개의 중국 첨단 제조 및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튼 의원은 이 중 최소 8개 기업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의 서한에서 탄 CEO의 과거 행적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코튼 의원은 탄이 과거 이끌었던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가 최근 중국 군사 대학에 기술을 불법 판매하고 관련 기업에 지식을 이전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회사의 대표가 바로 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은 코튼 의원의 웹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립부 탄은 1987년에 설립한 벤처 펀드 ‘월든 인터내셔널’을 통해 중국의 전자 및 제조 기업에 활발히 투자해왔다. 이 펀드는 2001년 중국 국영 반도체 제조업체 SMIC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로, 탄은 2018년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SMIC는 인공지능 고성능 반도체와 군사용 칩을 생산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말레이계 중국인으로, 싱가포르의 난양공과대학을 졸업하고 MIT로 유학한 후 미국에 귀화했다. 그는 올해 3월 팻 겔싱어 후임으로 인텔 CEO에 취임하였다. 그러나 현재 립부 탄에 대한 사임 압박으로 인해 인텔 주가가 3% 이상 하락하면서, 19.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20달러를 하회한 수치로, CEO 취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였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같은 탄 CEO에 대한 비판과 주가 하락은 반도체 산업의 국가 안보와 자립성 관련 고민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태가 인텔의 향후 전략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