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가 강화한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3일 발표된 이 규제안은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2031년 기준으로 기존의 1갤런당 50마일에서 34.5마일로 낮추는 내용으로, 이는 전기차의 판매 촉진을 위한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변화다.
CAFE는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하는 모든 차량의 평균 연비를 측정하여 이 기준을 충족해야 하므로,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이번 결정은 대형 픽업트럭과 SUV 중심의 대형차 제조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드와 스텔란티스 같은 대기업들은 이 정책을 환영하며 주가가 상승하는 반면,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는 테슬라나 연비 개선에 집중해온 도요타 등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자동차 생산 비용을 증대시켰다고 주장하며,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에서 적어도 1,000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물가 상승에 대한 공화당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인 현대차와 기아 역시 이 정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차는 2030년까지 77조 원을 투자하여 전동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제 이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환경차 비중을 60%로 늘리는 계획 역시 쉽게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기아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이번 정책으로 인해 출하 및 생산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전문가는 “업계가 정책 변화에 유연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인 조치가 시행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기업들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연비 기준 완화는 미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