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코로나 백신과 아동 사망 연관 주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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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과 아동 사망 간의 연결을 주장하려 하면서 과학계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회의에서 트럼프 측 보건 당국자들은 코로나19 백신과 아동 25명의 사망 사례를 연관 지으려는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이 사실관계의 근거로 삼고 있는 데이터는 ‘백신 부작용 신고 시스템(VAERS)’이다. 이 시스템은 누구나 부작용을 신고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검증이 부족하고 인과관계 판단에 대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CDC는 VAERS 데이터가 사망 원인 판단에 부적합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명시한 바 있다. 예를 들어, CDC는 올해 6월 회의에서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해 사망한 아동 25명 중 백신 접종 대상이었던 16명 가운데 예방접종을 전부 이행한 사례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식품의약국(FDA) 국장 마티 마카리의 지휘 아래 진행되고 있다. 두 인물 모두 백신에 대한 일반적인 신뢰에 반하는 발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케네디 장관은 과거에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그는 ACIP 기존 위원을 모두 해임하고, 백신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들로 위원회를 재구성하는 등 폭넓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마카리 국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후 아동 사망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부검 자료 검토 및 유가족 인터뷰를 포함한 심층적인 연구를 예고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는 즉각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매스제너럴브리검’ 의료 네트워크 소속 소아과 전문의 할린 마르 박사는 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백신 제조사 모더나 역시 입장을 발표하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억 건 이상의 접종이 이뤄졌지만 아동이나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모더나는 백신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ACIP의 결정은 향후 미국의 백신 접종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계자들은 고령층에만 백신을 권장하고, 젊은 층이나 기저질환이 없는 이들에게는 접종을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기존의 아동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령층에게 접종을 권장했던 정책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에서 해임된 노엘 브루어 전 ACIP 위원은 “정부가 백신에 대한 허위 정보를 체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공공의 신뢰를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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