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워싱턴 D.C.의 저명한 문화 공연장인 케네디센터가 ‘트럼프-케네디센터’로 이름을 변경한 이후, 그에 대한 반발로 여러 예술가들이 예정된 공연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공연 예술계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포함한 명칭에 대한 도덕적 이슈가 불거진 결과로 볼 수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재즈 7중주단 ‘쿠커스’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신년 전야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재즈 음악의 정신인 자유와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분열을 심화하기보다, 음악의 진정성을 후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드러머 빌리 하트는 명칭 변경이 공연 취소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며, 향후 보복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뉴욕에서 활동 중인 무용단 ‘더그 바론 앤드 댄서스’의 공연 취소로 이어졌다. 이 무용단은 내년 4월 교향악 시즌의 창립 40주년 기념 공연을 계획하였으나, 맞이할 수 있는 약 4만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도덕적 판단을 우선시하였다고 밝혔다. 단장 더그 바론은 공연 취소가 재정적 손실보다 더 큰 도덕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욱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정된 재즈 공연과 포크 가수 크리스티 리의 공연도 같은 이유로 취소되었다. 크리스티 리는 공연 취소가 자신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의 진실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하였다.
케네디센터의 명칭 변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기 재임 중 추진한 ‘문화 전쟁’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는 진보 진영과의 대립을 상징화한 결정으로, 공연 예술계 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케네디센터는 이러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주도로 명칭을 개편하였다.
이번 일은 미국 내 예술계와 문화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반발과 취소의 물결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센터의 변화가 앞으로의 문화적 흐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