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프랑스 기자의 영어 억양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23일(현지시간), 기자가 이스라엘 의회의 요르단강 서안 병합 법안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그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질문을 회피했다. 기자가 질문을 반복하자, 그는 대신 자리에 있던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기자에게 국적을 물어보았고, 해당 기자가 프랑스인이라고 답하자 “억양이 아름답긴 하나, 우리는 당신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결국 본디 장관이 기자의 질문을 대신 전달한 후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걱정할 것 없다. 이스라엘은 서안에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간단히 응답했다.
이 장면은 곧바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억양은 영어 비원어민에게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를 조롱하는 것은 무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비난했다. 일부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멜라니아 여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같은 방식이냐”며 그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자의 억양이나 발음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월에도 아프가니스탄 기자에게 유사한 발언을 하며 질문을 회피했으며, 같은 달 인도 기자의 질문에도 “억양이 어렵다”며 대답을 피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측 인사들 사이에서도 프랑스식 영어 발음에 대한 조롱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한 프랑스 기자가 백악관 대변인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자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외국 언론은 필요 없다. 미국 언론이 우선이다”라는 발언을 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그가 외국 언론과의 소통에서 보여주는 일관된 모습으로 비춰지며, 미국 내외에서 더욱 많은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뿐만 아니라 외교에서도 상대국과의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의사소통의 부재가 어떻게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신중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국제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외교적 발언에서 보다 세심한 접근을 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