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의 정책 방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생산을 촉진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비전은 전기요금을 대폭 낮추겠다는 기조 아래, 친환경 기술인 ‘탄소포집’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CCUS(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 기술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수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로,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대기 중 공기를 흡입하여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대기직접포집(DAC)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뉴욕증시에 상장된 엑슨모빌, 옥시덴탈페트롤리움, 쉘과 같은 대형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은 이러한 탄소포집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트럼프 2.0 시대에는 탄소포집(CCS·DAC)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핵심 정책이 원유와 가스 생산량 확대인 만큼,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EOR(석유 증진 회수)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의 이산화탄소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탄소포집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CCUS 설비에서 세액 공제를 통해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탄소 1톤당 85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엑슨모빌, 옥시덴탈페트롤리움, 셰브론과 같은 석유 기업들은 총 370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세액 공제를 활용하여 수소 및 탄소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실제로, 엑슨모빌은 데이터 센터에 전기를 직접 공급하기 위해 설계한 대규모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에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셰브론의 자회사인 셰브론 뉴에너지스는 탄소포집 기술을 갖춘 천연가스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한,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의 비키 홀러브 CEO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석유 및 가스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확신하며, DAC 프로젝트에 대해 특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일론 머스크가 CCUS 기술에 대해 찬사를 보낸 점도 탄소포집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XPRIZE 재단과 함께 1억 달러 규모의 탄소 제거 경연대회를 열었고, CCUS 기술이 기존 산업 구조와 공존하며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정부의 탄소포집 정책은 친환경 기술의 혁신을 촉진하며 석유 생산 능력 확장을 도모하는 한편, 미국의 전기요금을 낮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IRA 법안 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