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이후 미국의 에너지 정책과 기후 대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의 청정 에너지 예산 삭감 및 기후변화에 대한 경시로 기후 대응 속도조절과 대응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눈치보기 격화’로 표현하며, ‘2050년 탄소 중립’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유승훈 교수와 에너지 산업 전문기자 이재호가 공저한 《트럼프 2.0과 에너지대전환》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주도권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정책을 통해 에너지를 핵심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은 그 상징적 행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풍부하게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그의 에너지 정책이 ‘값싼 석유와 천연가스’를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만만치 않은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인위적인 요인이 기후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미국민의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앞으로 500∼600년 내에 바다가 4분의 1인치만 상승할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시적인 시각은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의지를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은 미국의 글로벌 기후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고 있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이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가고 있다. 저자들은 “2028년까지 지속될 ‘트럼프의 시간’ 이후에는 세계가 또 다른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기에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승훈 교수는 “에너지는 생존의 문제”라며 국가가 지켜야 할 원칙으로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트럼프 2.0 시대에 글로벌 에너지 문제를 분석하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