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월가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연내 인하 폭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Fed의 통화정책이 ‘웨이트 앤드 시(Wait and See)’에서 ‘무브 앤드 시(Move and See)’로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이번 주 발표될 7월 물가 지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2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4.7%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잭슨홀 미팅 전 75% 수준에서 급등한 결과이며, 연내 총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48.4%로, 총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37.7%로 전망되어 전망치가 엇갈리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 둔화 위험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 여지를 마련했다. 그는 “최소한의 정책 수단이 남아 있으며, 주요 예측과 위험 균형의 변화에 따라 정책 입장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이어 “노동 수요와 공급이 모두 현저히 둔화되고 있음에 따라 노동시장이 이례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는 고용시장에서의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정책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되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월가는 미 상무부가 오는 29일 발표할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수치로, 전년 동월 대비 2.9%의 상승률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6월(2.8%)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와 함께 개인소비지출도 전월 대비 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둔화 위험이 어느 정도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 예상되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9월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지 못할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Fed 내부에서도 신중한 시각이 감지되고 있으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베스 해맥 총재는 “물가 압력이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 노동 시장은 상당히 양호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수치적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고용이 악화되면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발표될 8월 고용 보고서는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보험성 조치와 유사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점진적으로 금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백악관의 FOMC 재편 움직임 역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