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로 인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 충돌의 중심에 있는 ‘파키스탄 탈레반’이 주목받고 있다. 이 세력은 아프간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탈레반의 분파로, 파키스탄 서북부에서 활동하며 정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세력 확대가 파키스탄의 핵시설이나 핵무기 탈취 등의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파키스탄-아프간 교전의 발단은 지난 9일에 발생했다. 이날 파키스탄군이 아프간 수도 카불과 이웃 도시들을 폭격하면서 양측의 무장 충돌이 본격화되었고, 이로 인해 25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폭격이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부를 겨냥한 작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파키스탄군 사령관은 “파키스탄 탈레반이 아프간을 테러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폭격 사건이 발생한 날,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자인 누르 왈리 메흐수드가 아프간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메흐수드의 사망 소문이 돌면서 파키스탄 탈레반 측은 그의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이러한 소문을 부인했다. 이제 파키스탄 탈레반은 2007년 설립 이후 지역 내에서 상당한 세력을 확장하며, 파키스탄 정부군과 잦은 교전을 벌인 바 있다.
탈레반이 파키스탄 탈레반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아프간 탈레반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이런 연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당국은 파키스탄 내 탈레반의 세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파키스탄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안전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유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탈레반은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로부터 무기와 식량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병력은 3만~3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100만 명에 이르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강제로 추방하며 탈레반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려 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만약 파키스탄 탈레반이 아프간 탈레반과 더욱 긴밀한 연대를 지속할 경우, 파키스탄 내의 핵시설과 핵무기의 안전 또한 큰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재 파키스탄은 4개의 원자력 발전소와 약 17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인도와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어렵다”며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 탈레반과 협력하여 세력을 확대한다면, 파키스탄의 핵무기 안전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도 향후 파키스탄과 아프간 간의 긴장 관계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