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패스트푸드의 빠른 확산이 아동 비만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카이로스 탐구학교는 비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점심 급식에 주로 채식 위주의 메뉴를 도입하는 등 학생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의 과체중 및 비만 청소년 수는 지난 2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5세에서 9세 사이의 과체중 아동 수는 6900만 명에서 1억47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에서 과체중 아동 수가 저체중 아동 수를 최초로 초과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카이로스 학교는 아동 비만 문제의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도 가공식품 대신 ‘홀푸드'(whole foods)를 담아올 것을 권장하고 있다. 홀푸드는 최소한의 가공이 이루어진 자연 그대로의 식품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마크 룬 카이로스 탐구학교 교장은 건강한 식습관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스스로의 식습관을 자각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개발도상국에서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의 빠른 확산이 아동 비만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은 2018년 27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49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8년 만에 83%의 성장을 나타낼 것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다양한 계층이 패스트푸드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있으며, 특히 중간소득 국가로 분류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다.
한편, 유니세프 남아공의 길버트 치타우지 영양담당 매니저는 아동 비만을 개인의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으로만 돌리던 과거의 관점을 벗어나,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정부에 아동 대상 패스트푸드 마케팅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이미 2018년 설탕세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비만율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세 미만 아동의 비만율은 2016년 13%에서 현재 22%로 급증한 상황이다.
높은 실업률로 인해 많은 가정이 건강한 식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다는 점 역시 아동 비만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식량 자원이 충분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건강한 식단을 가꾸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적 노력이 절실하며, 정부와 사회가 함께 협력하여 아동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솔루션을 찾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