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가 암호화폐 규제 도입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페루 금융감독청은 최초의 규제 기반 파일럿 암호화폐 플랫폼 ‘크립토코코스(Criptococos)’의 출시에 대한 승인을 발표하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BTC)과 스테이블코인 USDC 거래를 일부 사용자에게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페루 최대 금융기관인 페루 크레디토은행(BCP)와 미국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비트고(BitGo)가 협력하여 추진하고 있다.
크립토코코스는 BCP의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으로 시작되며, 플랫폼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은행과의 최소 거래 이력을 증명하고 투자 위험 평가를 완료해야 한다. 비트고는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수탁업무를 맡고 있으며, 참여자는 해당 플랫폼 내에서 비트코인과 USDC를 매수하고 보유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폐쇄형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외부 지갑으로의 송금은 제한되며, 모든 입출금은 플랫폼 내에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는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방지 규제를 효과적으로 준수하는 데 중점을 둔다. 두 회사는 거래의 ‘추적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도 주요 목표 중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BCP는 “페루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금융 기관이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페루 금융 생태계에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BCP는 1889년에 설립된 역사 깊은 은행으로, 2024년 12월 기준 약 520억 달러(약 72조 2,8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크립토코코스의 기술적 뒷받침을 제공하는 비트고는 2013년에 설립된 미국의 기업으로,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스터디, 지갑, 거래 플랫폼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비트고는 이미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금융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온 경험이 있다.
이번 페루의 시범 프로젝트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규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 실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플랫폼의 성과에 따라 더 많은 국가들이 유사한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암호화폐 시장에서 페루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